♡。글의향기━━•♡/자유글==게시판

어디서 무엇이 되어 다시 만나리 ..

길풍사 2013. 2. 20. 18:18

어디서 무엇이 되어 다시 만나리 ..

 

    
    

    깊은 산 속 어느 푸른 계곡 작은 풀잎에 내리는 깨끗한 빗물로 만날 것인가. 이른 아침 꽃잎 위에서 영롱하게 반짝이는 한방울의 이슬로 만날 것인가. 그대와 나, 어디서 다시 만날 것인가.. 먼 훗날, 그대 소금과 내 소금 그대 물과 내 물이 서로 엉기어 본다 할 지라도 그대인 줄 나인 줄 어떻게 알까. 그걸 내려다 보는 하늘은 어떤 표정을 지을 것인가. 이런 줄 알면서도 만나고 싶거던.. 잠시도 잊을 수 없거든 하는 수 없이 눈물겹게 타 보아라. 사랑해 보라. 그리하여 만난 둘이 빈틈없이 빈틈없이 손을 잡고 걸을라치면.. 아, 아.. 어쩔 수 없이 먼 곳 가까운 곳에서 무수히 들리는 저 공간(空間)의 소리 저 소리를 어떻게 하는가. 그 소리가 들리지 않도록 귀를 막아라, 귀를 막아라.. 작심하고 사랑하는 그 사람 앞에서 공간의 소리를 들어서는 안된다. 물로 떠날지라도 소금으로 떠날지라도 지금만은 섭섭해서는 안 돼.. 갑자기 사랑이 가실 때는 한 번씩 이별하여 사랑을 되찾아 다시 사랑하라, 다시 사랑하라. 차마, 한마디도 고백 못한 채 그냥 착하게 주위를 맴돌기만 하다가 이미 헤어짐의 윤리(倫理)를 먼저 터득하여 타인의 사람이 됨을 알려오는 자.. 이럴 때는 마음에 먹은 말이 아닐지라도 무척이나 섭섭한 척 슬픈 척 하는 게 윤리가 아닌가. 눈물을 흘릴 수 있거든 눈물이라도 흘려주는 게 마땅한 사람의 도리(道理).. 실은 슬퍼할 게 아니다. 마음 속으로 슬퍼할 것까지는 없어 우리는 모두가 헤어진다. 우리 자신과도 헤어지니까 말이다. 그대 물과 내 물 그대 소금과 내 소금, 어쩌면 어디서 다시 만날 것인가. 따뜻한 어느 봄날, 노랑 민들레 꽃잎 위에 한 줌 햇살로 만날 것인가. 새 잎이 파릇파릇 돋아나는 어린 나뭇가지 끝을 흔드는 바람으로 만날 것인가. 무엇을 미워하는가 미움이 끝났을 때 슬픔이 온다. 말 할 수 없는 그런 깊은 슬픔이 온다. 그건 미움보다 더 아픈 것이고 눈물 뿐인 것이다. 한 번씩 이별하여 사랑을 되찾아 다시 사랑하라, 다시 사랑하라. 그대 물과 내 물 그대 소금과 내 소금, 먼 훗날, 어디서 만날 것인가, 어디서 다시 만날 것인가. 사랑하라, 다시 사랑하라. 지금 창 밖에는 봄눈이 내리고 있다. 옮겨온글 / 사맛디~()